매선요법 부작용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허리통증으로 한의원에서 매선요법을 받은 뒤 두통 등이 발생해 대학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뇌척수액 누출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된 사안이다.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은 해당 한의사가 시술 과정에서 경막을 침습하는 과실로 인해 뇌척수액이 누출되었는지 여부다.
또 다른 쟁점은 해당 한의사가 시술에 앞서 매선요법의 방법과 부작용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는지 여부다.
매선요법 후 뇌척수액 누출 사건의 개요
허리통증 치료 위해 한의원에서 매선요법
환자는 허리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피고가 운영하는 한의원에 내원했다. 그러자 피고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는 허리부위 4곳, 엉덩이부위 1곳에 매선침을 이용한 매선요법 시술을 했다.
매선요법이란?
매선요법은 바늘에 실을 넣어 치료를 원하는 부위에 자입(예지)하면 약실이 몸 안에 남게 되어 장기적인 유침 상태가 되고, 자입된 약실은 일정기간 지나면 몸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는 치료방법이다.
주로 통증과 마비질환(안면신경마비 후유증, 두통, 허리디스크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 및 미용성형분야(비만, 안면리프팅 등)에 이용되고, 후유증으로는 국소출혈, 감염 등이 있을 수 있다.
매선요법 후 울렁거림 호소
그런데 환자는 다음 날 피고 병원 간호사에게 “가만히 누워 있으면 괜찮은데 일어나 움직이면 울렁거린다”고 호소했다.
환자는 그 다음 날에도 한의원에 내원해 두통과 울렁거림 증상을 호소했고, 피고 한의사는 원고의 증상을 체증 또는 현훈(어지럼증)으로 판단해 그에 대한 치료를 했다.
대학병원 검사 결과 뇌척수액 누출
환자는 두통이 심해지자 이틀 뒤 대학병원에 입원해 척추 및 뇌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요추 1번부터 5번 사이의 경막이 찢어져 있었다.
또 그 주변부로 다량의 뇌척수액이 누출되었으며, 뇌척수액 누출로 인한 뇌압이 저하된 사실을 발견했다.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다시 다른 대학병원으로 전원해 흉추요추 접합부 등에 경막외 혈액 봉합술을 받았다.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는 피고 한의사가 매선요법을 하는 과정에서 경막을 침습해 뇌척수액을 누출시켰고,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음에도 단순 체증으로 판단해 상급병원으로 이송을 지연시켜 증상을 악화시켰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환자는 피고 한의사가 시술에 앞서 시술의 내용과 방법, 후유증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피고 한의사의 주장
이에 대해 피고 한의사는 매선요법에 사용한 매선침의 길이(38mm)와 시술부위로 보아 환자의 증상은 매선요법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피고 한의사는 시술 당시 매선요법에 관한 내용 등을 설명했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 시술했다고 반박했다.
2심 법원의 판단
이번 사건에 대해 2심 법원은 피고 한의사가 매선요법을 하는 과정에서 시술상 과실이 인정되며, 시술에 앞서 환자에게 매선요법으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가. 매선요법 시술상 과실
(1) 환자는 시술 다음날부터 일어설 때 오심을 동반한 심한 두통 증상을 보였는데 이는 뇌척수액 누출로 인해 뇌의 압력이 낮아져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 환자가 시술을 받은 부위 중 허리부분 세 군데는 뇌척수액 누출 부위와 거의 일치한다.
(3) 피고 한의사는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환자에게 보냈고, 게다가 입원치료비를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4) 바늘의 길이가 4cm 이상이면 경막을 침습할 수 있는데, 사용한 바늘의 길이나 바늘을 삽입하는 방법 등에 따라 이 사건 매선요법으로도 경막에 손상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한의사는 시술 도중의 과실로 경막을 침습했고, 그로 인해 뇌척수액이 누출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나. 설명의무 위반
(1) 피고 한의사가 환자에게 시술의 내용, 방법, 후유증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는 내용의 서면이 존재하지 않고 진료기록부에도 그런 내용이 나와 있지 않다.
(2) 특히 피고 한의사는 매선요법으로 인해 경막이 찢어져 뇌척수액이 누출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한의사는 환자에게 ‘척수가 새신다고 들었을 때 저 때문이라고 생각도 전혀 하질 못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3) 이런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환자에게 이 사건 매선요법으로 인해 경막이 찢어져 뇌척수액이 누출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글 번호: 10581번
2022.07.06 - [안기자 의료판례] - 당뇨병 환자, 한약 복용 후 황달 이어 간부전
'안기자 의료판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방이식수술 후 감염 의료사고 (2) | 2022.08.29 |
---|---|
치매환자 신체억제대 강박지침 위반 사건 (12) | 2022.08.27 |
갑상선암 수술 집도의 부주의로 인한 의료사고들 (4) | 2022.08.24 |
십이지장암 위장관기질종양 수술상 과실 (0) | 2022.08.23 |
비수술적 추간판 내 고주파 열치료 의료과실 (0) | 2022.08.22 |